커펌 재설치, 버전 내리는 방법 정리

블로그에 자주 올라오는 질문 중 몇 가지가 바로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특히 새로운 커펌 버전이 발표될 때 말이죠.

"커펌을 새로 설치했는데, 맘에 안들어서 원래 커펌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어떻게 해요?"
"이 커펌 설치했더니 이상해요, 원래대로 어떻게 돌아가요?"
"(낸드플래시에서) 뭘 건드렸더니 이상해졌어요. 어떻게 해요?"
"리커버리 모드로는 들어가지는데 제대로 부팅이 안되요...(=반벽돌)"

이 외에도 이와 비슷한 질문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의 해결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그냥 커펌을 새로 설치하면 됩니다. ㅡㅡ;; (물론 일부 반벽돌 문제는 flash1을 초기화해주기만 해도 해결되는 등 커펌 재설치가 100% 최선의 해결법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죠.)

하지만 커펌 재설치가 답인데도, 막상 커펌을 재설치하는 방법 그 자체를 몰라 해결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겠죠. 블로그를 뒤져보면 이미 설명해둔 몇 개의 관련글이 있지만 제대로 찾아보지는 않는 듯 싶네요. 그래서 이 글을 통해 커펌을 재설치하거나 예전 커펌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사실 따로 정리라고 하기도 민망한데, 왜냐면 딱 두 가지 홈브류에 대해서만 소개하고 넘어갈 거니까요. 뭐, 그 두 가지만 알면 충분합니다. ^^

바로 리커버리 플래셔 (Recovery Flasher)와 낸드 매니저 (Nand Manager)라는 홈브류입니다. 자세한 설치법이나 사용법은 링크로 대체하고 대신 각 방법을 어떤 경우에 쓰는지, 장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만 알아보겠습니다.

[ 아래 내용을 읽기 전에 ]
- 이 글은 이미 영구 커펌이 설치되어 있는 PSP에만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정펌이거나 PSP-300X/PSP go 등 영구 커펌을 설치할 수 없는 PSP 사용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예외적으로 정펌 5.03 이하인 일부 PSP에서는 아래 방법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자세한 건 밑에서 따로...)

- 커펌을 설치한다는 건 PSP의 낸드플래시를 거의 완전히 새로 쓰는 작업입니다. 당연히 작업 중 예기치 못한 문제로 인해 PSP가 벽돌이 될 위험성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아래 과정 중 일어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은 각자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해주세요.

[ 리커버리 플래셔란? ]
리커버리 플래셔란 홈브류는 HellCat이란 개발자가 만든 커펌 설치용 홈브류입니다. 커펌 발표시 배포되는 커펌 인스톨러의 경우 현재 커펌 버전보다 낮은 버전의 설치는 불가능한게 대부분입니다. (커펌 5.50 GEN 시리즈 제외) 쉽게 말해 커펌 5.00 M33에서는 커펌 4.01 M33 인스톨러를 실행해서 설치할 수가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리커버리 플래셔는 이런 제약이 없어서 현재 커펌 버전이 무엇인든 상관없이 원하는 커펌 버전의 설치가 가능합니다. 현재 리커버리 플래셔는 v1.60이 최신 버전이며, 추가로 펌웨어 팩이 하나 발표된 상태입니다.

[ 리커버리 플래셔의 장점 ]
- 하나의 홈브류만으로 커펌 3.71 M33-4 / 3.80 M3-5 / 3.90 M33-3 / 4.01 M33-2 / 5.00 M33-6 중에서 원하는 커펌을 선택해 설치할 수 있다. (리커버리 플래셔 v1.60 기준이며, 펌웨어 팩을 추가 설치한 경우 커펌 5.50 GEN-D3 선택도 가능)

- 현재의 커펌 버전보다 낮은 버전의 커펌 설치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커펌 5.50 상태에서 커펌 5.00을 새로 설치하려면 (판도라의 배터리를 제외하고) 리커버리 플래셔를 이용하는 방법이 거의 유일합니다.

- 단 한 번에 최신 버전의 커펌 설치가 가능하다. 아주 오래 전에 나온 커펌 SE나 OE 시리즈에서도 중간 단계의 커펌을 거치치 않고 최신 커펌을 바로 설치하는 것이 가능하며, 심지어 정펌 1.50에서도 가능합니다.

- PSP가 반벽돌(리커버리 모드로는 들어가지만 XMB로는 부팅되지 않는 경우)이라도 리커버리 모드를 통해 커펌 설치가 가능하다. (단, 커펌 3.71 M33 이상인 PSP만 해당.)

[ 리커버리 플래셔 활용예 ]
- 커펌 5.50 GEN-D3를 설치했는데, 맘에 들지 않아 원래의 커펌 5.00 M33-6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 어떤 파일을 받아서 직접 flash0에 덮어썼는데, 백업을 하지 않아 다시 복구하고 싶을 때.
- 무슨 프로그램을 PSP에 설치했는데 PSP 상태가 이상해진 것 같아 커펌을 재설치하고 싶을 때.
- 몇 년 전부터 쓰지 않던 오래된 커펌 PSP인데 최신 커펌을 한 번에 간단하게 설치하고 싶을 때.

[ 리커버리 플래셔 설치법 및 사용법 ]
* 리커버리 플래셔 v1.50 사용방법 -> http://popotz.textcube.com/1071
* 리커버리 플래셔 v1.60 다운로드 -> http://popotz.textcube.com/1172
* 리커버리 플래셔 펌웨어팩 사용방법 -> http://popotz.textcube.com/1577

뭐, 리커버리 플래셔에는 커펌 설치 기능 말고도 다른 부가적인 기능이 많이 있지만 솔직히 말해 그다지 쓸모 있는 기능은 아니니 신경쓸 필요는 없습니다. 위에 링크된 세 개의 글만 꼼꼼히 읽어보면 사용하고 활용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 같군요.

[ 정펌 5.03에서 리커버리 플래셔의 활용 ]
리커버리 플래셔는 원래 커펌인 상태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정펌 5.03인 경우에만 특별하게 리커버리 플래셔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정펌 5.03 미만일 경우 정펌 5.03으로 업데이트하면 OK!) 바로 펌웨어 5.03의 취약점을 이용한 ChickHEN이 있기 때문이죠.

펌웨어 5.03인 PSP라면 일단 ChickHEN 환경으로 만들어준 후에 리커버리 플래셔를 설치하고 구동합니다. 그 후 자신이 원하는 영구 커펌을 설치하면 됩니다. 물론 영구 커펌을 설치할 수 없는 TA-088 v3 기판의 PSP-200X나 PSP-300X/PSP go는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없으며, 반드시 PSP-100X나 TA-085 v1/v2, TA-088 v1/v2 기판의 PSP-200X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기판 확인은 ChickHEN 상태에서 PSPident로 확인 가능함.)

쉽게 말해 펌웨어 5.03인 PSP-100X/PSP-200X(TA-088 v3 기판 제외)라면 판도라의 배터리같은 준비물 없이도 영구 커펌 설치가 쉽게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 전문가용? - 낸드이미지 활용 ]
판도라의 배터리 등장 이후 낸드이미지(NandImage)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낸드이미지란 PSP 내부에 있는 낸드플래시메모리의 모든 내용을 단일 파일로 뽑아낸 것을 말합니다. flash0~3뿐 아니라 IPL이나 IDStorage까지 모든 영역의 데이터를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낸드이미지의 용량은 낸드플래시메모리 총용량과 동일합니다. (PSP-100X의 경우 32MB , PSP-200X 이후에는 64MB 정도)

이러한 낸드이미지는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 생성(백업)할 수도 있고, 이미 백업한 낸드이미지를 이용해 PSP를 복구할 수도 있습니다. 어려워 보이지만 개념만 알면 아주 쉽습니다.

[ 커펌 재설치 vs 낸드이미지 백업/복구 ]
컴퓨터의 OS에 비유하자면... 리커버리 플래셔를 통한 커펌 재설치는 윈도우 CD/DVD를 이용해 새로 설치하는 것이고, 낸드이미지를 이용한 백업/복구는 고스트를 통해 이전 윈도우를 백업하고 복구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커펌 재설치의 경우 사용자 설정 등을 매번 새로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낸드이미지를 이용하는 경우 백업할 때의 상태 그대로 복구가 되므로 따로 해야 할 일이 없어 편리합니다. 또한 복구 속도 역시 낸드이미지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빠릅니다. (낸드이미지 복구는 약 2~3분이면 끝.)

다만, 낸드이미지 복구 방법의 경우 반드시 미리 백업한 낸드이미지가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한 번도 설치해본 적 없는 커펌의 경우에는 이 방법을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새로운 커펌 설치 전이나 혹은 설치 후 항상 낸드이미지를 백업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무엇보다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저로서는 모든 커펌 PSP 사용자가 이렇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ㅜㅜ)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은 위험성인데, 사실 커펌 재설치나 낸드이미지 복구나 위험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주의사항만 잘 지킨다면 양쪽 방법 모두 크게 문제될 것은 없으며, 저 역시 수 십번 낸드이미지 복구를 해봤지만 벽돌이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다만 낸드이미지 복구시 무엇보다 주의할 점은 다른 PSP의 낸드이미지를 받아서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 왜냐하면 낸드이미지에는 PSP마다 고유값을 가지는 IDStorage까지 포함되어 있어, 이 경우 100% PSP가 정상 동작하지 않게 됩니다.

[ 낸드 매니저 (Nand Manager)란? ]
낸드이미지 백업/복구 툴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그킥배터리와 함께 사용되는 유니버셜 언브리커 시리즈와 낸드툴이 있고, 위에서 설명한 리커버리 플래셔에도 이 기능이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건 Minerva가 개발한 낸드 매니저라는 홈브류입니다. (참고로 어느 툴을 사용하든 백업한 낸드이미지는 서로 호환됩니다.)

낸드 매니저는 단순 홈브류 형식으로 작동하므로 별도의 지그킥배터리가 필요없습니다. 또 메모리스틱에 여러 개의 낸드이미지를 저장해두고 그 중에서 원하는 것을 선택해 복구할 수 있으며, 낸드이미지의 파일명을 자신이 알아볼 수 있도록 변경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 낸드 매니저 사용방법 ]
* NAND Manager v0.51 사용법 -> http://popotz.textcube.com/1208

사용방법은 매우 직관적이니 이 글만 읽어도 충분할 것 같네요.


참고로 제가 하드디스크에 백업해둔 낸드이미지들입니다. 더 있었는데 용량 관계상 많이 삭제했네요. 이렇게 낸드이미지를 활용하면 커펌 5.00 M33-6과 커펌 5.50 GEN-D3를 몇 분만에 왔다갔다할 수 있습니다. (정펌과 커펌을 왔다갔다하려면 지그킥배터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 지그킥배터리와 낸드 매니저 ]
만약 PSP가 벽돌이 되었거나 정펌인 상태라도 지그킥배터리와 매직메모리스틱만 있으면 쉽게 복구가 가능합니다. (물론 지그킥배터리가 작동하는 기판/기종의 경우에 한함.)

하지만 유니버셜 언브리커에 있는 낸드이미지 백업/복구 기능은 파일명이 제한적(nand-dump.bin)이고, 한 번에 하나의 낸드이미지만 저장해둘 수 있어 불편합니다. 그럴 때는 유니버셜 언브리커의 Test M33 메뉴를 통해 메모리스틱의 가상 커펌으로 부팅합니다. 그 후에 기존대로 낸드 매니저를 실행하면, 낸드 매니저의 장점들을 그대로 활용 가능합니다. 정펌의 낸드이미지 백업도 가능하며, 정펌에서 다른 정펌으로 갈아탈 수도 있고, 이전에 설치했던 커펌으로의 복구도 당연히 가능합니다.

지그킥배터리 + 타임머신IPL + 매직메모리스틱 + 낸드 매니저 조합이라면 무서울 것이 없죠.

[ 작업시 주의사항 ] 이 주의사항은 리커버리 플래셔나 낸드 매니저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고, 커펌 설치를 비롯해 낸드메모리를 건드리는 모든 작업에 해당됩니다.
- 현재 설치하려는 프로그램이 자신의 PSP에서도 사용 가능한지 확실히 확인한다.
- PSP의 배터리는 충분히 충전하고, 만약을 위해 AC아답터(충전기)도 연결한다.
- 작업이 진행되는 도중에는 PSP의 전원이 꺼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 오랜만에 쓰는 긴 글이라 제대로 쓴건지, 빠뜨린 건 없는지 걱정되네요. 이 놈의 글솜씨는 죽어도 안 늘어나니... 잘못된 점, 추가할 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